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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옛따, 물 한 바가지~~~

                    ==> 어디론가 떠나고픈 날씨입니다.  가을은.......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지인께서 보내주신 시 한수 올려 봅니다.......... 읽을수록 정이 가네요.

 

                             부모님이 생존해 계신 분은,  오늘 저녁에 전화 한통 해 드리세요.

                             혹, 아세요?

                             "옛따, 물 한 바가지 !!" 철퍼덕 뿌려 주실지..........   1014.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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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옜다, 물 한 바가지 }                     ~~~ 차 승 호 

 

평소에는 뭔가, 지집애 마냥
낯간지럽기도 하고 체질에 맞지도 않아서

뭔가 말랑말랑한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하다가

알싸한 술기운에 그것도 효도랍시고

 

어머니,

제발  오래오래 들판 지키셔야 돼유.

 

 어머니라는 보통명사엔

뭔가 복받치는 게 있는가 말하다 보니 울컥해져,

팔십 구십까지 사시란 얘기 에두르느라  핸드폰 쥔 손 비장하게 떨리는 것이었는데

 

 이런,  씨불알 중생을 봤나!!

염천에 고추 따느라 삭신이 다 녹아내리능구먼,  그게 시방 늙은 에미헌티 헐 소리여?

 

 마음먹고, 효도(?)의 말 한마디 건네면서

뭔가 다감한 말씀 기대에 부풀었던 것이었는데,

아닌 밤중에 참 뒤통수 얼얼해지는 것이
소주 두 살짜리 술이 확, 깨더먼유....................             
- 『얼굴 문장』(시산맥,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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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속에 바람속에 안개속에서 차승호 시인의 신작시집, 『얼굴 문장』에서 한 편 띄웁니다.

 

 이상하지요?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런) 시 같지 않은 시.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런) 시 답잖은 시.

 

빛나는 은유도 없고, 고차원의 미학도 없고, 황홀한 상징도 없고, 특별한 미장센도 없고, 라깡도 없고,

하이데거와 프로이트도 없고, 이제는 너무도 흔해진 푸코와 데리다도 없는데,

아무 것도 없는데, 아무 것도 없어서 오히려 자꾸만 시려오는, 그냥 저미어 오는.........

저는 요즘 그런 시가 좋습니다.  나이 탓이겠지요?               ~~~~  1014. 10. 14. 어느 지인(작가)의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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