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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고성 속초 대형산불 진화작전

      <퇴직이 2개월 남은 촬영기자 선배의 경험과, 제 이야기를 횡설수설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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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과 바람으로 동해안의 산불 피해가 심각합니다.

저도 업무 지원차 고성 속초를 다녀왔는데요.

불길을 잡기 위한 사투,

순간에 집을 잃은 주민들의 모습이 아직 눈에 아른거립니다.

 

 

4월 4일- 울산바위 앞에 어둠이 내리는 초저녁,

날아온 작은 불씨가 불과 몇초만에 커다란 소나무를 불덩어리로 만듭니다. 

도시가 온통 매연으로 가득하고, 정상적인 호흡마저 쉽지않은 상황.......

자신의 집에 불이 붙자, 바람에 휘청이는 몸으로  소나무 가지를 휘두르는 노인,

빨리 피해야 한다고 잡아끄는 아들.......

"어서 피하셔요!!!"

멀리서 소리칠수 밖에 없는 나의 무기력.....

컹컹 짖는 개를 두고, 한 농부는 8순 노모를 등에 업고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산림청 소속 소방헬기는 공중에서,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대원들은 지상에서 화마와 맞섭니다.

 

다음 날 아침,

아직 곳곳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불길이 지나간 자리는 처참합니다.......

검게 죽은 송아지...... 살아있는 소들은 등짝이 쩍쩍 갈라진 채 가뿐 숨을 몰아쉽니다.    

덥수룩한 할머니의 머리카락이 불길에 그을리고, 묶여있던 그 강아지는 숯덩이로 변했습니다.

부서진 집을 망연히 바라보는 할머니는 눈물마져 말랐습니다.

아이들과의 추억이 다 탔다고...... 잿더미를 뒤적이며 사진첩을 찾는 어느 중년의 주부,

무채색의, 영혼을 잃은 눈빛, 표정, 표정들........

 

시내,

바람이 다소 약해졌고, 4월의 햇살엔 온기가 있지만, 

거리는 갈라진 소 등짝만큼 아리고, 무겁습니다. 

무릅이 패인 소방대원...... 검은 얼굴을 씻는다는 건 이들에겐 사치입니다.

시민들이 지나가는 소방대원에게 인사를 하고, 어떤 이는 음료수 한통을 소방차 위에 실어주기도 하더군요.

자원봉사자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고성, 속초 주민들이 무척 고마워합니다.

강원도민들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자연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인간은 자연을 이길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비가 좀 넉넉하게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큰 상처가 치유되도록 정부에서 적극 지원해 주십시요.

이재민 여러분,

그래도 살아야 합니다.  일어나셔야 합니다. 견뎌 내셔야 합니다."

공포의 자연재해 앞에서, 그냥 작은 기도를 해 봅니다.........................   2019.  4.  6.  토요일 밤에- 춘천 전성관. 

소나무에 번지는 산불 현장

 

       ==>순간풍속 30m/sec 의 화마!!

          (위)소나무에 불이 번지고,

          주택에 불이 접근하자 솔가지를 휘두르는 아버지와 이를 말리는 아들의 사투.(아래)

 

 

 

                          하늘에서 큰 불길을 잡는 산림청 소속 대형 헬기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물을 뿌리는 산림청 소속 대형 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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